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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억원 FA 트리오 2군행→인적 쇄신→7연패...아직 오지 않은 롯데의 봄

롯데 자이언츠는 2022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큰손'으로 나섰다. 간판타자였던 이대호가 은퇴하며 생긴 전력 공백을 외부 영입으로 메우려고 했다. 우선 몇 시즌 유지했던 주전 포수 육성 방침을 포기했다. 4년 총액 80억원에 LG 트윈스 주전이었던 유강남을 영입했다. 내야진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 NC 다이노스 주전 유격수였던 노진혁(4년 50억원)과도 계약했다. 활용 폭이 넓은 우완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와는 3+1년, 총액 40억원에 사인했다.'포스트 이대호' 시대 재도약을 위해 170억원을 투자한 롯데의 선택은 현재 시점에선 실패다. 롯데는 2023시즌 7위에 그쳤다. 올 시즌은 지난주까지 4승 14패로 최하위(10위)까지 추락했다. 16일 현재 세 선수 모두 롯데 1군 엔트리에 없다. 지난 10·11일 한현희와 노진혁이 차례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16일엔 유강남도 퓨처스(2군)행 지시를 받았다. 유강남은 17경기에서 타율 0.122(41타수 5안타) 2타점에 그쳤다. 홈런도 없었다. 1사 만루 기회에서 나선 1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6회 초 타석에선 볼카운트 3볼-0스트라이크에서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2-7로 뒤진 상황에서 다소 성급한 모습을 보였다.유강남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처음 치른 2023시즌에도 타율 0.261·10홈런에 그쳤다. 그는 오프시즌 9㎏을 감량하며 반등을 노렸고, 스프링캠프 출발 전 "그 어느 해보다 알차게 보냈다. 목표는 20홈런"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점에 대해서도 "감독님이 포수에게 바라는 모습을 잘 알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희망찬 기운 속에 2024시즌을 맞이했지만, 최악의 봄을 보낸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노진혁과 한현희도 몸값을 하지 못했다. 노진혁은 14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176에 그쳤다. 개막 첫 주에는 선발로 나섰지만, 4월 들어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선발 출전했지만, 한 타석만 소화한 뒤 이학주와 교체됐다. 노진혁은 NC 소속 시절이었던 2020시즌 20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와 계약한 첫 시즌(2023)엔 4홈런에 그쳤다. 한현희도 계륵 신세다. 선발진 경쟁에서 밀리며 개막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불펜이 흔들린 상황에서 콜업됐지만, 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안타 3개, 볼넷 1개를 내주며 3실점 한 뒤 다시 퓨처스팀으로 이동했다. 한현희도 2023시즌 6승 12패, 평균자책점 5.45에 그치며 부진했다. 김태형 감독이 FA로 영입한 세 선수를 2군에 보낸 건 '질책성 조처'가 아니다. 제 기량을 되찾을 시간을 준 것이다. 더불어 앞으로도 몸값이나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실력대로 전력을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미 내야진은 트레이드로 영입한 손호영, 상대적으로 젊은 최항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다. 포수는 당분간 정보근이 맡을 전망이다. 투수진도 자리보존이 위태로운 베테랑, 기존의 주축 선수가 있다. 롯데는 유강남까지 2군으로 보내고 치른 16일 잠실 LG전에서도 2-7로 패했다. 7연패. 여전히 추운 롯데의 봄. '인적 쇄신'으로 돌파구를 만들려는 김태형 감독의 행보가 언제 빛을 보게될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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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KIA 타자' 터커, SD 40인 로스터 진입...김하성과 함께 뛰나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프레스턴 터커(33)가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40인 로스터에 진입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19일(한국시간) 산하 트리플A 팀 엘 파소에서 뛰고 있던 터커과 메이저리그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현재 샌디에이고 외야진은 포화 상태. 현지 매체 '유니온-트리뷴'은 특정 시점까지 MLB 콜업을 하지 않으면 FA(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줘야 하는 조항이 효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터커는 국내 야구팬에 익숙한 선수다. 2019년 대체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뒤 2021년까지 뛰었다. KIA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암흑기에 뛰었지만, 홈런 32개(2020시즌)를 기록하는 등 빼어난 기량을 인정 받던 선수다. MLB 휴스턴 애스트로스 간판타자 카일 터커의 형이기도 하다. 터커는 KIA와 재계약에 실패한 뒤 2022시즌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마이너 계약했다. 현재 소속팀은 지난해 12월 계약했다. 엘 파소 소속으로 출전한 트리플A 44경기에서 타율 0.342 10홈런 36타점을 기록한 터커는 애틀란타 소속으로 18경기에 나선 2018시즌 이후 5시즌 만에 빅리그 입성을 노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1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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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노메달' 도쿄 올림픽부터 마법사의 첫 우승까지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해 왔다. 2021년 모멘트를 다룬 이번 시리즈로 긴 여정을 마친다. ①SSG로 간판 바꾼 인천야구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SK텔레콤이 운영하던 SK를 1352억 8000만원에 인수했다. 새 구단명은 SSG 랜더스로 정했다. 인천야구의 간판은 5번이나 바뀌게 됐다. 인천 프로야구단은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를 시작으로 청보, 태평양, 현대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나 2000년 현대가 수원으로 떠났고, SK가 자금난을 겪던 쌍방울 선수단만 인수, 인천에서 신생팀을 창단했다. SK는 인천에서 네 차례 우승을 이뤘지만, SSG의 인수 제의를 수용하면서 21년 만에 프로야구를 떠났다. ②‘추추 트레인’ 한국 상륙 MLB에서 통산 16시즌 218홈런 782타점으로 활약했던 추신수가 한국 프로야구에 입성했다. SK를 인수한 SSG는 2007년 해외진출 선수 특별지명에서 SK가 지명했던 추신수가 텍사스와 계약이 끝나자 연봉 27억원에 입단계약을 체결했다. 2021시즌 137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65 21홈런 25도루 103볼넷으로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39세 2개월 22일)와 100볼넷 기록(39세 3개월 13일)을 새로 썼다. ③리그 흔든 방역수칙 위반 논란 7월 5일 NC 권희동·박민우·박석민·이명기 등 4인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숙소에서 외부인 2명과 술자리를 가져 논란을 빚었다. 키움 한현희·안우진과 한화 윤대경·주현상도 수칙 위반이 확인됐다.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리그가 중단됐다. 황순현 대표 등 NC 수뇌부 3명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KBO는 위반 선수 8명에게 출장정지 징계와 제재금을 부과했다. ④‘디펜딩 챔피언’ 한국, 올림픽 노메달 김경문 감독이 이끈 올림픽 야구대표팀이 도쿄 올림픽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야구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후 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12년 전 우승팀 한국은 2연패를 노렸으나 3승 4패로 본선 진출국 6개국 중 4위로 마감했다.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불참한 데다 선발진이 평균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흔들렸다. 결국 한국은 미국·일본 등 강호들을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메달 없이 대회를 마무리했다. ⑤오승환, 역대 최초 300세이브 삼성 오승환이 4월 25일 KIA전에서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 역대 최초로 통산 30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2013년까지 277세이브를 기록한 후 해외로 진출했던 오승환은 2020시즌 복귀해 18세이브를 거뒀다. 2005년 프로 데뷔 이래 16년 497경기 만에 300세이브 고지에 오른 그는 10월 13일 KIA전에서 시즌 40세이브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령 40세이브 기록(39세 2개월 28일)도 남겼다. ⑥최정, 대기록 잔치 SSG 최정이 프로 17번째 시즌에서 대기록을 여럿 작성했다. 그는 5월 18일 KIA전에서 솔로홈런을 쳐 시즌 10호 포를 기록했다. KBO리그 최초의 1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15시즌 연속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장종훈과 양준혁의 기록을 넘었다. 또 최정은 8월 18일 NC전에서는 6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개인 통산 288번째 사구로 메이저리그 휴이 제닝스가 세웠던 287개를 넘어섰다. 10월 19일 KIA전에서는 좌월 솔로 홈런으로 시즌 32호로이자 통산 400호 홈런을 달성했다. 이승엽(467홈런)에 이은 리그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⑦손아섭, 최소 경기·최연소 2000안타 롯데 손아섭은 8월 14일 LG전에서 리그 역대 최소 경기(1636경기) 및 최연소(33세 4개월 27일) 2000안타 기록을 세웠다. 기록이 수정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손아섭은 앞서 6월 27일 두산전에서 1안타를 쳤으나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돼 집계가 보류됐다. 해당 경기는 10월 7일 재개됐고, 정산이 6월 27일로 되면서 손아섭의 기록 달성 시점은 이후 1632경기와 33세 3개월 22일에 해당하는 7월 10일 삼성전으로 조정됐다. ⑧KT, 창단 첫 통합 우승 KT는 정규시즌 76승 9무 59패로 삼성과 동률을 기록, 타이브레이커 끝에 1위를 확정했다. KT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과 만났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세 시리즈에서 승리해 7년 연속 KS에 올랐다. KT는 4명의 선발 투수들이 모두 5이닝 이상 책임지며 4연속 선발승을 거뒀다. 4전 전승은 역대 9번째, 4연속 선발 스윕승은 역대 최초 기록이다. 시리즈 MVP는 박경수가 수상했다. LG와 KT에서 뛰었던 그는 데뷔 19년 만에 처음 오른 KS에서 호수비와 결정적 홈런포를 선보이며 시리즈의 주인공이 됐다. ⑨최동원 넘은 ‘225K’ 미란다는 MVP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 225탈삼진을 기록한 두산 아리엘 미란다가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2관왕을 차지했는데, 특히 고(故) 최동원 한화 2군 감독이 1984년 롯데에서 세운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223개)을 37년 만에 경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과 대만 프로야구를 경험했던 미란다는 시즌 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한국에서 주 무기 포크볼을 더 공격적으로 던지면서 전혀 다른 투수로 변신했다. ⑩이의리, 36년 만에 타이거즈 신인왕 KIA 이의리가 2021년 신인왕을 차지했다. 1차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한 이의리는 시즌 초부터 선발 기회를 잡았다. 19경기에 나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 93탈삼진을 기록했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도 승선, 10이닝 18탈삼진을 기록했다. 2017년 키움 이정후 이후 5년 연속 고졸 순수 신인 수상자이자 1985년 해태 이순철 이후 36년 만에 타이거즈 신인왕 수상자로도 이름을 남겼다. 차승윤 기자 사진=IS 포토·SSG 랜더스·연합뉴스 2022.12.31 18:00
메이저리그

[IS 피플]스테로이드 시대를 저격한 저지...그에 관한 8가지 이야기

천부적 재능과 축복받은 신체조건 노력하는 자세, 무엇보다 겸손하고 바른 인성을 갖췄다. 2022년 미국 전역을 달구고 있는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청정 거포' 애런 저지(30) 얘기다. 저지는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 팀이 4-8로 지고 있던 9회 말 타석에서 상대 투수 윌 크로우의 싱커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저지의 시즌 60번째 홈런이 터진 순간이다. 1927년 MLB 레전드 베이브 루스가 최초로 단일시즌 60홈런을 넘어섰고, 이후 로저 매리스(1961년·61개) 마크 맥과이어(1998년 70홈런·1999년 65홈런) 새미 소사(1998년 66홈런·1999년 63홈런·2001년 64홈런) 배리 본즈(2001년 73홈런)가 뒤를 이었다. 저지가 MLB 역사상 6번째로 60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됐다. 횟수로는 9번째다. MLB에서 60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가 나온 건 2001년 소사와 본즈 이후 21년 만이다. 미국 현지에선 "사실상 61년 만에 나온 기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04년 터진 약물 스캔들이 미국 법무부의 조사를 거쳐 사실로 드러났고, 맥과이어·소사·본즈가 금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저지는 도핑 검사가 강화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60홈런을 때려낸 타자다. 루스와 로저스에 이어 양키스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만든 대기록이라는 점도 주목받았다. 22일까지 타율 0.317 60홈런 128타점을 기록한 저지는 아메리칸리그(AL) 타격 3관왕(타율·타점·홈런)도 노린다. 21세기 최고의 타자로 나아가고 있는 저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한 부부가 마음으로 낳은 아들 저지는 입양아다. 1992년 4월 26일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태어난 그는 다음날 린덴에서 교사로 일하던 웨인-패티 저지 부부에게 입양됐다. 10살 무렵 저지는 자신과 부모가 닮지 않은 점을 이상하게 여겼고, 저지 부부는 이때 그에게 입양 사실을 전했다고. 저지는 전과 다름없이 책임감과 예의를 중시하는 부부의 가르침 속에 성장했다. 그는 빅리거가 된 뒤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로부터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는 법, 사람들을 대하는 법을 배웠다. 부모님이 아니었다면 나는 양키스 선수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 자이언츠팬, '악의 제국' 슈퍼루키로 저지가 자란 린덴은 샌프란시스코와 가까운 편이다. 저지도 지역 야구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종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그가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저지는 린덴 고등학교 시절, 준수한 학업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미식 축구(풋볼)·농구·야구 3대 스포츠 모두 두각을 드러낸 스포츠 엘리트였다. 졸업반이었던 2010년에는 MLB 구단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그를 지명하기도 했다. 수많은 대학 풋볼팀이 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저지는 프레스노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학업을 이어가길 바라는 부모의 뜻에 따랐다. 대학에선 야구만 전념했고, 투수 겸업도 중단했다. 오직 외야수로 나섰다. 3학년이었던 2013년에는 출전한 56경기에서 타율 0.369 12홈런을 기록하며 특급 유망주다운 성적을 남겼다. 고교 시절부터 탁월한 신체조건(키 201㎝·몸무게 128㎏)과 파워도 주목받은 저지는 2013년 MLB 드래프트에서 뉴욕 양키스의 1라운드 두 번째 지명(전체 32위)을 받으며 '악의 제국'에 입성했다. 양키스는 그에게 샤이닝 보너스로 180만 달러를 안겼다. ◆ 빅리그 데뷔전 홈런 저지가 양키스와 계약한 직후 베이스볼아메리카는 저지에 대해 "타율 2할 5푼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삼진을 많이 당할 수 있다. 큰 키, 긴 팔을 가진 선수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파워는 탁월하다. 평균 이상의 어깨 힘을 갖고 있어 우익수 수비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저지의 타고난 신체 조건을 약점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저지는 다른 유망주에 뒤처지지 않고, 빠른 속도로 상위 무대에 올랐다. 2015년엔 더블A와 트리플A를 오가며 한 시즌 20홈런을 쳤고, 2016년엔 트리플A에서만 19홈런을 기록했다. 빅리그 데뷔는 2016년 8월 1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이었다. 6년 뒤 '약물 시대'를 심판하는 타자로 이름을 남기는 선수가 등장한 경기다. 강렬했다. 조 지라디 당시 양키스 감독은 저지 그리고 내야 유망주 1위였던 타일러 오스틴을 나란히 콜업한 뒤 바로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저지는 오스틴과 함께 전무후무한 기록을 합작했다. 바로 루키 듀오의 데뷔 타석 백투백 홈런. 7번 타자(1루수)로 나선 오스틴이 투수 맷 안드리스로부터 먼저 홈런을 쳤고, 이어 8번 타자(우익수)였던 저지가 체인지업을 공략, 비거리 140m 대형 중월 홈런을 쳤다. MLB 역사상 최초 기록이었다. 양키스는 이 경기 전날 슈퍼스타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은퇴식을 치렀다. 리빌딩, 새 시대를 준비하던 양키스에 두 신성의 데뷔 타석 홈런은 의미가 있었다. ◆ 역대급 신인, 지터의 후계자 저지는 빅리그 콜업 첫 시즌(2016)은 기대에 못 미쳤다.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지만, 2016시즌 출전한 27경기에서 타율 0.179에 그쳤다. 홈런(4개)은 경기 수 대비 적은 편이 아니었지만, 타수(84)의 절반이나 삼진(42개)을 당할 만큼 정교한 타격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겨우내 빅리그에서 생존하기 위해 노력했다. 원래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편이었는데, 동료나 코치에게 여러 조언을 듣고 타격 메커니즘을 수정했다고 한다. 그렇게 맞이한 2017시즌. 저지는 역대급 레이스를 보여준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0.303 10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됐다. 6월 1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선 시속 195㎞ 홈런 타구를 때려냈다. 이튿날에는 시즌 최장 비거리(151m) 홈런까지 기록했다. 저지의 홈런은 빠르고 멀리 뻗었다. 전반기에만 30홈런을 친 그는 올스타 투표에서도 아메리칸리그(AL) 최다 득표(448만 8702표)를 얻으며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로 인정받았다. 후반기에도 저지의 진격은 멈추지 않았다. 꾸준히 홈런포를 생산했다. 9월 26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선 시즌 50홈런을 때려내며 'AL 신인 선수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MLB 대표 홈런 타자로 알려진 마크 맥과이어가 신인 시절 세운 49개를 넘어섰다. 저지의 2017시즌 최종 홈런 기록은 52개. 이는 여전히 AL 신인 선수 최다 홈런 기록이다. 저지는 시즌 종료 뒤 AL '올해의 신인' 투표에서 1위 표를 모두 휩쓸며 만장일치 신인왕에 올랐다. 양키스는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가 신인왕에 오른 1996년 이후 21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했다. ◆ 저지스 체임버 저지는 2018·2019시즌 각각 27홈런을 때려냈다. 2017시즌보다 절반 정도 줄어든 수치. 이는 사구에 오른손목을 맞아 생긴 부상(2018)과 사근 통증(2019)을 안고 만든 기록이다. 단축 시즌(팀당 60경기)으로 치러진 2020시즌도 갈비뼈 부상으로 28경기에밖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2021시즌은 148경기를 소화하며 내구성 우려를 지웠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잠시 이탈했을 뿐이다. 2021시즌 홈런은 49개를 때려냈다. 저지를 향한 양키스팬의 사랑은 각별하다. 그는 리그 대표 선수이자 지터를 잇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당장 2017시즌부터 양키 스타디움 우측 외야에 그의 이름 저지(Judge·판사)를 딴 ‘저지스 체임버(Judge’s Chambers·저지의 법정)’라는 전용 응원석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 입장하는 팬들은 법복을 입고 법봉을 응원 도구로 사용한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전광판에는 마치 재판장에서 판사를 맞이하듯이 'ALL RISE(일동 기립)'이라는 문구가 새겨진다. 팬들도 이 문구를 직접 적은 피켓을 꺼내 들거나 육성으로 외친다. ◆ 힐만 감독과의 인연 저지가 한창 MLB를 달궜던 2017시즌, 당시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이끌던 트레이 힐만 감독이 현장에서 저지를 언급했다. 그는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팀 육성 코치로 일할 때 막 입단한 저지를 지도하며 받은 인상을 전했다. 힐만 감독은 "긍정적인 사고와 겸손한 자세를 지닌 선수였다. 뛰어난 신체적·정신적 자질을 갖춘 대단한 유망주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마이너리그에서도 정말 최선을 다해 훈련했다. 열린 귀로 코치진의 조언을 경청했다. 배우려는 자세를 보였다"며 저지의 남다른 면모를 소개했다. 힐만 감독은 배팅 케이지에서 타격 훈련을 하는 저지에게 입버릇처럼 "자세를 낮춰"라고 조언했다고. 저지는 "나를 작아 보이게 하고 싶은가"라며 농담을 하면서도 힐만 감독과 눈을 맞추기 위해 몸을 낮추는 배려를 보이기도 했다고. ◆ 영어강사 존 저지 저지의 형 존 저지는 한국 출생 입양아로 알려졌다. 저지는 한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형 존이 현재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회가 된다면 형을 만나기 위해 한국행도 고려 중이라고도 전했다. 저지는 양키스 입단 초기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진 롭 레스프나이더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주 개인 SNS(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오는 11월 부산(사직구장)과 서울(고척 스카이돔)에서 'MLB 월드투어 코리아시리즈 2022'이 열린다. MLB 월드 투어 일환이다. 마이크 매시니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이 MLB 올스타팀 지휘봉을 잡는다. 아직 선수 명단은 발표되지 않았다. 한국과 인연이 있는 저지가 이번 대회에 참가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피앙세 사만다 브랙시크 저지는 지난해 12월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여자친구 사만다 브랙시크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하객은 가족 친지 지인 그리고 양키스 동료 몇 명 정도였다고. 최초 보도는 야구 인기가 높지 않은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이었다. 고교(린덴) 시절 인연을 맺은 커플은 대학(프레스노)도 함께 진학해 사랑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MLB 슈퍼스타들의 아내나 여자친구도 주목받게 마련이다. 사만다는 상대적으로 노출이 많지 않았지만,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음주운전 혐의로 조사받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안희수 기자 2022.09.22 16:00
야구

키움, '2020시즌 10홈런' 타자 허정협 포함 12명 방출

키움 허정협(31)이 팀을 떠난다. 키움 구단은 27일 '12명의 선수를 방출해 선수단을 재정비한다'고 발표했다. 방출 명단에는 외야수 허정협을 비롯해 내야수 김은성·문찬종, 투수 조성운·임규빈·김정후·오주원·차재용이 포함됐다. 이 밖에 투수 최규보·조범준, 포수 박성우, 외야수 박동혁의 육성선수 등록이 말소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허정협이다. 2015년 데뷔한 허정협은 1군 통산 30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5(702타수 172안타), 19홈런, 95타점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타율 0.268, 10홈런, 43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 29경기 타율이 0.156에 그쳤고 방출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한편 키움은 전날 베테랑 투수 오주원이 현역에서 은퇴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0.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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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뛴다는 박석민, NC는 못 말린다

방역 수칙을 어겨 KBO리그 중단 사태를 일으킨 내야수 박석민(36·NC 다이노스)이 내년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임선남 NC 단장대행은 26일 "박석민과 2020시즌을 앞두고 2+1년 계약을 맺었는데, 지난 2시즌 동안 3년 차 계약에 대한 요건이 충족돼 내년 계약까지 실행된 상태"라고 전했다. NC는 박석민과 지난 2020년 1월 계약 기간 3년(2+1년), 최대 34억원에 합의했다. 세부적으로는 보장 2년 16억, 3년 차 계약 실행을 포함한 총 옵션은 18억원이었다. 박석민은 지난해와 올해 연봉이 각각 7억원이었다. +1 계약이 실행되는 내년에도 연봉이 비슷하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석민은 지난해 123경기에 나와 타율 0.306, 14홈런, 63타점 등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올해는 59경기에 나와 타율 0.257, 10홈런, 41타점 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겨 KBO로부터 72경기, NC로부터 50경기 등 총 12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로 인해 총 144경기 중 절반도 소화하지 못했지만 +1 계약이 실행됐다. 임 단장대행은 "계약 세부사항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다. 다만 옵션 달성은 출전 경기 수보다 개인기록 요건 비중이 더 컸다. 박석민은 올 시즌 절반 이상을 나오지 않고도 지난 1년 반의 기록으로도 3년 차 계약이 실행되더라"고 전했다. 박석민은 내년 시즌 개막 후에도 출장정지 징계가 이어져 37경기에 나오지 못한다. 그런데도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나갈 마음은 크다. 코로나19를 치료하고 지난달부터 마산야구장에 나와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박석민의 복귀가 야구팬은 탐탁지 않을 수 있다. 박석민을 포함한 4명의 NC 선수들은 지난 7월 원정 숙소인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외부인 2명과 함께 맥주를 마신 뒤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로 인해 일부 경기가 취소됐고 급기야 KBO리그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아울러 박석민 등 4명은 강남구청에서 초기 역학조사를 할 때 외부인 2명과 함께한 사적 모임을 사실을 누락해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이로 인해 구단 수뇌부가 사퇴했고, 이동욱 NC 감독도 책임을 통감하고 10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500만원 징계를 받아들였다.거기다 프로야구 중계 스포츠 4사(KBSN·MBC PLUS·SBS미디어넷·스포티비)는 25일 '리그 조기 종료와 선수들의 일탈로 인해 국민적 여론이 악화돼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며 KBO와 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청했다. 여론이 악화되고 있지만 박석민의 선수 생활 의지가 강력해 NC로서는 박석민을 안고 가야 한다. 임 구단대행은 "이런 논란이 생길 줄 예상하지 못하고 이미 2년 전에 계약했다. 팬들의 질타가 있겠지만, 내년 계약은 어쨌든 이뤄진 상황"이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10.26 11:05
야구

2루만 공석? 핫한 핫코너! 묘하고 치열한 대표팀 내부 경쟁

최고의 선수가 모인 국가대표팀. 그 안에서도 주전과 백업, 주축과 지원군은 나뉜다. 금메달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뛰고 있지만, 여러 가지 경쟁심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야구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라이브 피칭과 배팅이 진행될 때면 묘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심지어 소속팀 동료 사이에도 경쟁심이 작용한다. 김경문 감독은 대표팀의 네 번째 공식 훈련이 열린 21일 미디어 인터뷰에서 "주전 2루수는 정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자리는 원래 박민우가 유력했다. 그러나 그가 방역수칙 위반 파문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기술위원회는 내야수 대신 투수 김진욱을 대체 선수로 선발했다. 주 포지션이 2루수인 최주환과 김혜성이 주전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최주환은 2020시즌 타율 0.306·16홈런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인 뒤 4년 총액 42억원에 SSG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한 선수다. 60경기에 출전한 올 시즌은 타율 0.254·10홈런·39타점을 기록했다. 김혜성은 리그에서 꾸준히 타율 2할 7푼 이상 기록한 내야수다. 올 시즌은 29도루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지켰다. 김경문 감독은 김혜성의 주루 능력이 선취점 획득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결국 선발 출전 여부를 가르는 요인은 '컨디션'이라고 짚었다. "두 선수 모두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는 말도 전했다. 24일부터 열리는 세 차례 평가전, 격전지 도쿄에서의 컨디션을 두루 점검할 전망이다. 경합이 예상되는 포지션은 꽤 많다. 일단 안방. 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와 강민호가 모두 대표팀에 승선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는 양의지가 주전을 맡고, 다른 포수가 백업했다. 그러나 강민호가 올 시즌 회춘한 듯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며 다시 대표팀에 돌아왔다. 두 포수야말로 컨디션 정도에 따라 안방 지분이 나뉠 전망이다. 핫코너도 예측불허다. 허경민과 황재균이 경합한다. 두 선수는 지난해 골든글러브에서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승자는 황재균. 수비 평판은 허경민이 조금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시즌 전반기 타율(0.323)도 황재균보다 8리 더 높다. 황재균은 허경민보다 장타력이 더 좋고, 출전한 국제대회마다 탁월한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투수진은 더 치열하다. 소속팀에서 선발 임무를 맡고 있는 투수만 7명이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등 확실한 에이스가 없이 치르는 대회. 그래서 일본전에 등판할 선발 투수도 예측이 어렵다. 결과를 떠나, 올림픽 무대에서 '숙적' 일본전에 선발로 나서는 투수는 야구 역사에 남을 것.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경쟁은 진행형이다. 안희수 기자 2021.07.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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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0호' 맥커친, 1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앤드류 맥커친(35·필라델피아)가 시즌 10호 홈런을 때려냈다. 맥커친은 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워싱턴전에 6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1홈런)·3타점을 기록했다. 소속팀 필라델피아의 5-2 승리를 이끌었고,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맥커친은 1-1로 맞선 4회 말 2사 1·3루에서 워싱턴 선발 투수 조 로스의 초구 시속 135㎞ 가운데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월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맥커친의 개인 10호 홈런. 2009시즌부터 1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순간이다. 맥커친은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피츠버그에 지명됐고, 2009시즌 피츠버그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그해 12홈런을 기록했고, 이후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로 성장하며 피츠버그 선수단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홈런 커리어하이는 2012시즌 기록한 31개. 연속 10홈런 기록은 간신히 이어졌다. 맥커친은 2019년 6월 4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부상 이탈 나흘 전에 시즌 10호 홈런을 쳤다. 코로나19 여파로 미니 시즌(팀당 60경기)이 진행된 2020시즌도 10홈런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는 맥커친이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스리런 홈런을 치며 4-1로 앞서갔다. 5-2로 승리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6.0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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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샌디 2파전? 현재 NL 서부 1위는 샌프란시스코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2파전으로 전망됐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패권 경쟁. 현재 1위는 샌프란시스코다. 샌프란시스코는 1일(한국시간)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2021 메이저리그(MLB) 홈(오파클 파크) 경기에서 6-1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조니 쿠에토가 7이닝 5피안타 1실점 호투했고, 타선에서는 에반 롱고리아가 4회 역전 투런 홈런을 치며 전세를 뒤집었다. 4·5회 홈런 1개를 추가하며 달아났고, 7회 윌머 플로레스의 2타점 적시타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이 경기 승리로 시즌 34승20패를 기록했다. 5월 28일부터 열린 같은 지구 LA 다저스와의 4연전에서 3승(1패)을 거뒀다. 1차전 패전 뒤 내리 세 경기를 잡았다. 다저스와의 승차를 2게임으로 벌렸다. 샌프란시스코는 31일 에인절스전까지 잡아내며, 이날 시카고 컵스에 패한 샌디에이고를 제치고 지구 1위를 탈환했다. 2일 에인절스전은 1-8로 패했지만, 샌디에이고도 2·3일 컵스전에서 연패를 당하며 지구 1위를 지켰다. 3일 현재 34승21패를 기록하며 샌디에이고에 1경기, 다저스에 1.5경기 앞서 있다. 승률(0.618)은 30개 구단 전체 1위다.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 탬파베이(0.614)보다 앞서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4시즌(2017~20)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9시즌은 77승85패, 단축 시즌(팀당 60경기)으로 치러진 2020시즌은 29승31패를 기록했다. 전력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2강 구도를 견제할 팀으로 평가받지 않았다. 2021시즌 반전 레이스는 선발진이 이끌고 있다. 5월 내셔널리그 월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케빈 가우스먼이 주역이다. 그는 올 시즌 등판한 11경기에서 6승무패·평균자책점 1.40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브랜든 우드러프(밀워키)에 이어 리그 3위. 피안타율(0.163)과 이닝당 출루 허용률(0.81) 모두 리그 정상급이다. 2013시즌 볼티모어에서 데뷔, 2018~19시즌 10승 이상 거두며 3선발급 가치를 인정받은 투수. 올해는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2021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한 앤서니 데스클라파니도 4승2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신시내티 소속이었던 2015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로 나선 투수다. 커리어 두 자릿수 승수는 한 번도 없지만, 4선발급으로 평가됐다. 류현진의 다저스 시절 동료 알렉스 우드, 데뷔 3년 차 신성 로건 웹도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간판 조니 쿠에토도 4승(1패)·평균자책점 3.45를 기록 중이다. 샌프란시스코 선발진 팀 평규자책점은 3.04. 3일 현재 30개 구단 중 3위다. 디그롬이 있는 뉴욕 메츠, 고액 몸값 투수가 많은 다저스 다음. 타선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해 팀 홈런 12위(81개·단축 시즌 기준)에 올랐던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78개를 기록하며 애틀란타, 토론토에 이어 30구단 중 3위에 올라 있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729로 10위. 브랜든 크로포드, 브랜든 벨트, 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간판타자들이 공격을 이끌고 있다. 커리어하이가 21개인 크로포드는 48경기 만에 11홈런을 때려냈다. 팀 내 1위. 주전 포수 포지는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2012(24개)·2014(22개)시즌에 이어 가장 빠른 홈런 페이스다. 37경기에서 10홈런을 기록했다. 2018시즌 5개, 2019시즌 7개에 불과했던 홈런이 급격하게 늘었다. 전성기가 꺾인 에반 롱고리아와 벨트도 각각 9개와 8개를 때려냈다. 수 년 전부터 외야 유망주로 기대받았던 오스틴 슬레이터, 데뷔 첫 시즌(2019) 21홈런을 기록하며 펀치력을 증명한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도 타율은 낮지만 5홈런 이상 기록하며 타선의 무게감 향상에 기여했다. KBO리그 출신 다린 러프도 홈런 6홈런. 5월 한 달 동안 18승을 거둔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이 1일 발표한 파워랭킹에서 다저스(6위)를 제치고 5위에 올랐다.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는 수 년 동안 다저스의 독주였다. 최근 8시즌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2021 스토브리그에서 샌디에이고가 블레이크 스넬, 다르빗슈 유, 김하성 등 폭풍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했지만, 여전히 다저스의 지구 우승 전망이 우세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류현진이 떠난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시선이 쏠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6.0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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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양·강 공존? 한화 3명?…승선 레이스 본격화

KBO리그는 5월 4일, 낯선 화요일을 보낸다. 야구 국가대표팀(2020 도쿄올림픽)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3일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았고, KBO는 해당 선수들의 휴식 보장과 10개 구단 전력 공백 변수를 줄이기 위해 4일 경기 일정을 10월에 편성하기로 했다. 이틀 재정비 기간을 보낸 KBO리그는 휴일(어린이날)인 5일부터 리그가 재개된다.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1위와 10위 승차는 5.5경기에 불과하다. 개인 성적도 불꽃이 튈 전망이다. 동시에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 승선을 향한 레이스도 본격화된다. 국제대회는 경험이 경쟁력이다. 일부 베테랑 선수의 대표팀 승선은 필수다. 단기간 성적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다. 그러나 젊은 선수는 다르다. 4~5월 보여준 기량·잠재력·컨디션을 바탕으로 7월(대회 기간) 경기력을 예측해야 한다. 4월 기세가 5월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개막 초반 성적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이의리, 선발로 대표팀 승선? 선발 투수는 베테랑부터 신인까지 기회가 열려 있는 형국이다. 양현종(텍사스)·김광현(세인트루이스)은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진출한 탓에 올림픽 참가가 어렵다. 에이스가 없다는 얘기다. 개막 첫 달 토종 선발 중 가장 빼어난 컨디션을 보여준 투수는 삼성 원태인이다. 5경기에 등판해 4승1패·평균자책점 1.16을 기록했다. 2경기(4월 13·18일) 연속 10탈진을 기록하며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해내기도 했다. 데뷔 2년 차였던 지난해는 6승10패·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하며 성장통을 겪었는데, 3년 차를 맞이한 올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이다. 박종훈(SSG)도 컨디션이 좋다. 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했다. 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32⅔이닝)을 소화할 만큼 선발 투수 임무를 충실히 이행했다. 두산 우완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도 5경기에서 1점(1.91)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KT 선발 3인방도 동반 발탁 가능성이 있다. 소형준은 컨디션 난조로 휴식을 부여받았지만, 4월 29일 SSG전에서 복귀전을 치러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데뷔 2년 차지만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의 안정감은 리그 정상급이라는 평가다. 2년(2019~20시즌) 연속 10승을 거둔 배제성도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1일 KIA전에서 이전 4경기보다 더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옆구리 투수 고영표도 등판한 5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좌완 선발은 예측이 어렵다. 2020시즌 리그 정상급 투수로 거듭난 구창모는 현재 왼쪽 전완부 피로골절 여파로 재활 치료 중이다. 국제 대회 경험이 많은 차우찬, 삼성 기대주로 떠오른 최채흥도 부상 탓에 시즌 첫 등판도 나서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KIA 신인 이의리가 주목받고 있다. 4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한 투수다. 한층 기세가 좋던 LG, 도깨비팀 한화를 상대로 '6이닝 이상 1실점 이하' 투구를 보여줬다. 이의리는 예비 엔트리에는 불펜 요원으로 분류됐는데, 긴 이닝을 막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불펜은 구위가 좋은 우완 정통파 투수들이 많다. 오승환(삼성)·조상우(키움)·고우석(LG)·김원중(롯데) 등 면면이 화려하다. 현재 리그 홀드 1위(9개) 이승진(두산)도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옆구리 투수 정우영(LG)도 경쟁력이 있다. 데뷔 2년 차를 보내고 있는 강재민(한화)도 14홀드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더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6을 기록했다. 올 시즌 데뷔 최고의 레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LG 좌완 셋업맨 김대유는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좌완 불펜 선발은 더 지켜봐야 한다. SSG 김태훈, 한화 김범수에게 눈길이 간다. 경험이 많은 정우람의 어깨는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주전 유격수는 오지환? 타격감 회복 '절실' 야수진 엔트리도 주전·백업 경합 지역이 있다. 일단 내야진. 2019년 프리미어12 대표팀은 7명을 뽑았다. 보통 주전부터 채운 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내야수로 백업 층을 구성한다. 1루수와 3루수에 타격 능력이 좋은 타자가 많기 때문에 대타 요원도 포함될 때가 있다. 유격수와 2루수는 주전을 예단하기 어렵다. 김하성(샌디에이고)가 MLB에 진출하며 공석이 된 유격수는 오지환이 주전을 차지할 것으로 보였다. 그는 지난해 타율 0.300·10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 24경기에서 타율 0.190을 기록하며 부진하다. 반면 하주석(한화)이 타율(0.310)과 장타율(0.494) 모두 예년보다 향상된 수치를 남기며 대표팀 승선을 노리고 있다. KT 주전 심우준도 타율 0.292를 기록하며 약점이었던 공격력을 보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주력까지 겸비한 선수다. 2루수 선발은 변수가 많다. 장타력은 최주환(SSG)이 가장 좋다. 그러나 그는 현재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져있다. 대표팀 경험과 콘택트 능력은 박민우(NC)가 단연 앞선다. 안치홍(롯데)과 김선빈(KIA)은 현재 타격감이 가장 좋은 타자들이다. 정은원(한화)은 수비력 강화와 세대교체 차원에서 쓸 수 있는 카드다. 3루수는 항상 최정(SSG)·황재균(KT)·허경민(두산)이 경합하거나 동반 승선했다. 황재균의 코뼈 골절상이 이런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 시즌 타격 능력이 일취월장한 노시환(한화)의 승선 여부도 관심사다. 안방은 '회춘'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강민호와 현재 국가대표 주전 포수라고 할 수 있는 양의지가 공존할 가능성이 있다. 강민호가 올 시즌 초반 공·수 모두 빼어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보통 주전 포수와 상대적으로 젊은 포수를 내세운다. 일발 장타가 있는 유강남(LG)을 뽑아 밸런스를 맞출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유강남이 올 시즌 23경기에서 타율 0.230·장타율 0.324에 그치고 있다. 1루수는 세대교체가 유력하다. 강백호(KT)가 4월 한 달 동안 타율 0.407을 기록했다. 맹타다. 홈런은 2개뿐이지만, 안타 생산 능력은 앞선 3시즌(2018~20)보다 더 좋아졌다. 박병호는 부진하며 2군으로 내려갔고, 이대호는 주로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다. 강백호는 2019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는 외야수로 뛰었다. 일본 마운드를 상대로 호쾌한 스윙을 보여줬다. 국제대회 경험도 있다. 가장 경합이 치열한 외야는 5~6명을 뽑는다. 추신수(NC), 최형우(KIA), 나성범(NC) 등 경험이 많은 타자들의 4월 타율이 저조하다. 그러나 이미 MLB와 국제 대회에서 실력을 검증 받은 리그 최고 타자들이다. 개인 통산 타율이 0.336인 이정후(키움)도 2021시즌 26경기에서 타율 0.287를 기록하며 예상보다는 저조한 성적이지만, 무난히 승선할 전망이다. 김현수(LG)도 타율(0.297)은 좋은 편이 아니지만 클러치 능력은 뛰어나다. 리그 결승타 1위다. 구자욱(삼성), 박건우(두산) 등 이름값 있는 타자들이 매우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KT 주전 중견수로 거듭난 배정대도 타율과 주루 그리고 수비 모두 높은 능력치를 증명하며 첫 대표팀 승선을 노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5.04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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